■ 고기의 맛은 주관적
'어떤 고기가 좋은 고기인가?' 라는 질문의 정답은 있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식육의 품질은 객관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주관적으로 결정되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즉, 미국사람이 좋다고 하는 미국산 쇠고기를 한국사람은 싫어할 수도 있고, 연한 고기보다 약간 십히는 감이 있는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또 고기의 품질은 한 나라 또는 한 지역의 식문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예를 들어 폭찹을 선호하는 서양인은 돼지의 등심을 선호하지만 한국인은 삼겹살이나 목심을 더 선호한다. 따라서 고기의 품질은 그 지역의 소비자 기호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곡물위주의 식생활을 지속해 오다가 산업화 이후 경제성장과 더불어 식육의 소비가 급증하였다. 이것은 시간적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느 나라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비해 온 식문화의 독자성은 식육 소비도 독특한 방향으로 이끌어 왔으며, 이는 지리적 또는 역사적, 민족성에 기인한 특유의 기호성 때문이다.
식육은 축종에 따라 그 맛이 각각 다르며다르기 때문이다. 식육의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아미노산 및 저분자 그 이유는 역시 근섬유 종류와 지방을 포함한 구성성분이 펩타이드(PEPTIDE)들과 지방에서 유래되는 지방취를 포함한 수백가지의 휘발성 물질들이다.
인간은 수용성 물질이 미각기를 자극하고 기체상태의 물질이 후각기를 자극하면서 맛을 느낀다. 여기에 시각도 간접적으로 맛을 느끼는데 영향을 미친다. 입안에서는 단맛, 쓴맛, 신맛, 짠맛을 느끼며, 맛이 좋다는 것은 최종적으로 뇌에서 느낀다.
식육내의 당, 아미노산, 핵산 등은 중요한 영양성분일 뿐만 아니라 미각을 좋게 하지만, 염이나 산은 그 농도가 심해지면 유해성분이 되고 미각을 나쁘게 한다. 이러한 맛 물질이 혀를 통해 맛세포막에 흡착하면, 맛세포에 전위변화가 발생하고, 이 전기적 자극이 대뇌에 전해져 맛의 감지가 이루어진다. 맛에 대한 감수성은 연령, 성, 민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노인은 맛에 대한 감수성이 크게 떨어진다.
(주선태 著 '식육의 기초지식' 발췌)
■ 고기의 맛은 주로 연도, 다즙성, 풍미로 결정
고기는 질기지 않아야 하지만 너무 연해도 좋지 않다. 고기의 연도는 조직의 구조와 구성성분비에 따라 다르며, 또 사후 근원섬유 단백질의 생화학적 변화에 의해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즉, 고기는 근원섬유가 모여 근섬유를 이루고, 다시 근섬유가 다발로 모여 근속과 근육을 형성하기 때문에, 고기의 연도는 균일하지 않고 잘리는 방향에 따라 차이가 나며 탄력적이나, 절단에 대해서는 저항력을 갖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고기의 연도는 기본적으로 근원섬유와 근섬유의 굵기, 1,2차 근속을 구성하는 근섬유 다발의 수, 또는 길이 등에 의해 차이가 나며, 일반적으로 근섬유가 굵고 수가 많으면 질기고, 길이가 짧을수록 고기는 연해진다. 또 콜라겐이나 엘라스틴 등의 유기질단백질의 함량도 연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고기의 다즙성을 고기를 십을 때 방출되는 육즙의 양과 고기를 계속 십을 때 유리되어 나오는 지방의 양에 의해 결정되며, 따라서 다즙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수분함량과 지방함량이다. 그런데 고기를 십는 동안 느끼는 다즙성은 처음에는 육즙에 기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리되어 나오는 지방이 타액의 분비를 자극하여 입안에 지속적인 물기를 느끼게 하므로, 고기의 지방함량이 수분함량 보다 더 다즙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신선한 고기를 십으면 단지 피같은 맛만을 느낀다. 그러나 고기를 가열하면 독특한 풍미가 형성되며, 가열중에는 수백가지의 휘발성 물질들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사실 고기의 풍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비교적 적은 수의 물질들로, 주로 수용성 저분자 물질인 아미노산, 펩타이드, 핵산물질, 환원당, 비타민 등, 그리고 지방산들이다. 풍미는 실제로 소비자가 고기를 조리할 때 생성되며 조리 방법에 따라 영향을 받는데, 그 이유는 조리방법에 따라 가열온도와 시간이 다르고, 가열방법도 습열, 건열, 전자레인지 등 여러 종류에 따라 생성되는 풍미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열에 의해 생성되는 풍미는 앞에서 알아 본 바와 같이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그리고 기타 탄수화물들의 화합에 바탕을 둔다.
고기의 종류에 따라 아미노산과 환원당에서 나오는 가열향기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으며, 일반적으로 고기의 숙성중에 단백질분해효소인 카뎁신에 의해 아미노산과 펩타이드가 정량적으로 증가하며 풍미가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미노산 중 알라닌(ALANINE), 글리신(GLYCINE), 아스파라긴(ASPARAGINE)산, 세린(SERINE), 글루타민(GLUTAMINE)산 등은 단맛과 정미를 가지고 있다. 또 ATP의 분해에 의해 생성되는 이노신산(INOSINE;IMP)도 풍미 향상에 기여를 하며, IMP가 많이 축적된 고기는 맛이 좋다.
ATP가 IMP로 분해되는 속도는 백색근섬유가 많은 고기, 즉 닭고기가 돼지고기보다, 또 돼지고기가 쇠고기보다 빠르다. IMP는 계속 분해되어 하이포크산틴(HYPOXANTHINE)을 생성하며 쓴맛이 된다. 축종에 따른 풍미의 차이는 주로 고기를 구성하고 있는 지방의 구성성분 차이에서 온다.
지방은 가축이 섭취하는 사료에 의해 지대한 영향을 받는데, 예를 들어 사료내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고기의 지방에 그대로 이행되어 생선비린내를 풍기게 된다. 특히 돼지고기나 닭고기는 사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주선태 著 '식육의 기초지식' 발췌)